유승호 "채수빈에 실제 사랑 느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8-02-04 14: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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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누군가에겐 편해 보이지만, 쉬운 인생은 없다. ‘정변’, ’훈남’과 같은 듣기 좋은 꼬리표가 달리는 배우 유승호에게도. 유승호는 아직 실험 중이다. 아역에서 성인으로 제 몸에 맞는 옷을 입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고민으로 지샌 밤들이 있었다.



MBC ‘로봇이 아니야’를 마친 유승호는 긴장이 풀어졌기 때문인지 독감에 걸려있었다.  ‘군주’ 때와 달리 확실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그의 코는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작은 얼굴을 덮고 있는 마스크가 유독 커다랗게 느껴졌다. 저조한 컨디션에도 솔직, 담백한 유쾌함은 여전했다. 기자가 알아서 필터를 해주겠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언변은 언제나 꾸밈없이 순수하다.



“‘로봇이 아니야’의 시청률이 낮았잖아요. 2~3%대는 저도 처음이라 이 숫자를 대면했을 때 스태프 눈을 못 맞추쳤어요. 아효, 도저히 못 보겠더라고요. 그 시청률이 100% 저의 책임은 아니지만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근데 이 드라마가 참 좋은 게 그런 것도 웃으며 넘겼다는 거예요. 시청률에 따라 현장 분위기가 바뀌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끝까지 웃으며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더 웃었어요. 그래서 유독 애착이 가는 작품이에요. 집에서 한 번 더 정주행 할 거예요" 





‘군주’ 후 당분간 쉬고 싶었다는 그는 ‘로봇이 아니야’ 시나리오를 보고 단숨에 마음을 빼앗겼다. 당분간 쉬겠다는 말을 철회할 정도로. 무엇보다 첫 로맨틱 코메디 도전작이라 더욱 뜻깊다. 이렇게 키스신이 많은 작품도 처음이다.



“첫 키스신은 그냥 뽀뽀 수준이었어요. 그 정도 수준에서 계속 찍었는데 두 번째 키스신에서 시청자들이 반발하는거에요. 너무 못한다고요. 감독님이 어떻게 소화할지 고민해오라고 하셨는데, 수빈이에게 문의하니 모르겠다고 빼서 고민을 많이 했죠. 반응이 좋았던 식탁 키스신은 제 아이디어였어요. 생각 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팬 서비스 같은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로봇이 아니야’ 시나리오에 끌렸던 건 주인공 민규가 자신과 닮았기 때문이다. 대인관계가 어려워 인간 알레르기에 걸린 주인공에게서 자신의 일부를 봤다. 자발적으로 입대해 조교까지 소화한 그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쉽게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로봇이 아니야’ 촬영장에서는 채수빈에게 편안한 사람처럼 애교도 부리고 투정도 부렸어요. 저도 깜짝 놀랄 정도로요. '이게 사랑하는 사람과 느끼는 감정인가?' 생각했죠"





멜로 연기를 하다 보면 상대에게 집중하게 되는 법이다. “(채수빈에게) 실제로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긴 했어요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근데 끝나니까 다 없어지더라고요. 연기할 때 잠깐 느껴진 것이죠.  아무 일도 없었어요. (웃음)”



연상과 호흡이 잦았던 그는 최근 연이어 김소현부터 채수빈까지 주로 여동생들을 파트너로 맞았다. 가장 좋았던 건 ‘오빠’라는 말을 듣는 것이었다고.



“듣는 건 좋았는데 오빠로 생각하는지는 모르죠. 어린 동생들과 호흡에 장점이 있다면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거예요. 근데 나이는 중요치 않아요. 그냥 한 배우로서 연기를 할 뿐이지 상대의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건 없어요”



유승호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아역에서 성인으로 거듭나려는 시기였다. 억지로 어른스러운 척해야하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부질없는 짓이었다고.



“그럴 필요가 없는데 자꾸 어른스러운 척 했어요. 그러지 않았어도 되는데 말이에요. 근데 그때는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온 배우들의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참고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불안감에 휩싸여서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으려 했죠. '욕망의 불꽃' 때 그런 말들이 많았어요. 이젠 제 옷에 맞는 옷만 입어요"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



"지금 그런 과정에 있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드린다면, 물론 감히 제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억지로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그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맞지 않는 옷을 입을 필요는 없어요”



유승호는 공식대로 가지 않는 배우다. 아역배우 커리어로 명문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거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부하는 데 별로 취미가 없어서라고. 역시 쿨하고 솔직한 그다.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단순해요. 공부를 별로 안 좋아해요. 하하. 하지만 CC 커플을 보면 부럽기는 하더라고요. 잔디밭에 앉아서 도시락 먹고 그런 거.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학에 진학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아쉽게도 실제로도 소개팅을 해본 적이 없네요”



내공이 단단한 그에게도 상처가 되는 것이 있다 ‘악성 댓글’이다. 유승호와 악플은 어쩐지 어색한 상관관계다. 그 만큼 안티가 적은 편인데, 배우 자신에게는 정작 눈에 띄는 법이다.





“보고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물론 맞는 말을 하는 분들에게는 보면서 창피할 때도 있고 반성도 하려고 하는데,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의도 자체가 나쁜 악플은 그냥 무시해요.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다만 최근 ‘유승호가 군대에서 편하게 있었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진짜 화나는 거예요. 조교로 있을 때 더 빡세게 굴릴 걸 그랬나 봐요. 그런 소리 전혀 안 나오 게. 하하”



연이어 작품을 소화한 유승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죽마고우 친구들과 여행을 하거나 카레이싱을 즐길 예정이다. 스타가 됐어도 늘 한결같이 자신을 편하게 대하는 친구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몸담은 소속사도 옮길 생각이 전혀 없다. 함께 한 오랜 지인들을 믿기 때문이다. 대형 소속사에서 스타 대접을 받고 싶은 욕심도 없다. 아역부터 성인을 거쳐 온 유승호의 내공은 그렇게 세월을 따라 겹겹이, 튼튼히 쌓아 올려져 있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유승호,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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